정부 환경영향평가 엉터리 증거


양산 천성산 고속철도 사업지역에서 천연기념물 원앙이 집단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고속철도 건설과 관련한 정부의 환경영향평가가 잘못됐음을 입증했다.
양산의 모 환경단체에 따르면 최근 천성산 고속철도 노선으로부터 1.5㎞ 떨어진 양산시 동면 법기리 법기수원지에서 원앙 7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는것.
원앙은 천연기념물 제327호로 지정되어 우리나라 백두대간을 비롯한 주요 산간 지역에 사는 희귀조류로, 전 세계에 걸쳐 2만 마리밖에 없는 국제적인 멸종위기 보호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번에 원앙 집단서식지로 확인된 법기수원지는 천성산의 물이 모여 부산시 상수원으로 이용되는 저수지로, 천성산 계곡과 호수로 연결되는 지점이라는 점에서 환경단체들은 크게 주목하고 있다.
양산미래환경연합(의장 우대하)은 “지난 94년 환경부에 협의된 건설교통부-철도공단의 천성산 고속철도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에서 ‘사업지역 주변에 특별히 보호가 필요한 동·식물이 없다’고 분명히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의장은 “94년 환경영향평가서는 동아대 환경문제연구소(소장 김창호)와 유신설계공사(대표이사 유정규)에서 제출한 당시 3억6백만원의 대규모 연구용역이었다”면서 “이렇게 큰 예산을 지출한 국책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 치고는 그 부실의 정도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환경단체는 지난 10일 양산시 계곡 마을 공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진행중인 공사를 막기 위해 대응하기로 하고 정부의 사업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환경단체는 또 “대표적인 국책사업인 고속철 사업의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구체적 증거가 확보된 셈”이라며 “사업지역에 대한 정밀 생태조사와 함께 노선을 재검토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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