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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이 쏟아내는 불빛촉수를 뻗어 어둠을 보듬는다실핏줄 같이 이어진 길로빛이 스며든다세상은 화색이 돌고생기를 되찾은 골목으로중년여자가 빠르게 흘러든다가방을 멘 학생이 뒤따르고사내의 지친 걸음을 따라도둑고양이도 비린내를 찾아간다자동차소리 뜸해지면낙엽을 굴리던 바람도 들어가고우유아줌마 신문배달 소년이 간다골목은 이처럼 막힘없는데우리나라에서 제일 넓은16차선 세종로는 늘 숨이 막힌다좌우가 길을 막고 마주서서비키라고 서로아우성이다저 세종로의 가로등은 언제쯤이 답답한 세상을 흐르게 할까.
오피니언
유영호 시인
2023.04.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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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지는 뜨락 연두빛 하늘이 흐르다세월처럼 도는 선율 한결 저녁은 고요로워그 누구 치맛자락이 스칠 것만 같은 밤저기 아스름이 방울지는 여운마다뽀얗게 먼 화폭이 메아리쳐 피는 창가불현듯 뛰쳐나가서 함뿍 젖고 싶은 마음놀처럼 번지는 마음 그 계절이 하 그리워벅찬 숨결마다 닮아가는 체념인가호젓한 좁은 산길을 홀로 걷고 싶은 마음- 김어수, 「봄비」 전문봄비가 내리면 봄은 점점 우리에게 짙게 다가온다. 망울망울 피어나는 그리움처럼 꽃눈으로 잎눈으로 피어나고 꽃으로 잎으로 피어나기 시작하는 나무들, 그리고 들풀과 들꽃들... 세상은 환희에
오피니언
김민정 박사
2023.04.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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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는 기반시설(도로, 공원, 시장, 학교, 상하수도 등 도시 주민의 생활이나 도시기능 유지에 필요한 시설)로 대부분 국가 소유이지만 도심에 있는 골목길이 더러는 개인 소유인 경우도 있다. 반면 교외에 있는 전원주택 단지에 조성된 도로는 대부분 개인 소유로 되어 있다. 이러한 도로에는 사람과 차량만 통행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 지하에는 상하수도, 도시가스 등의 관로를 설치하기도 한다. 누군가가 이 도로에 인접한 토지에 건축을 하려면 상하수도 등을 설치해야 한다.상하수도 등은 관급공사로 행정청이 지정한 업체에서 시공한다. 이때 개인 소
오피니언
이성호 이성호부동산중개 대표
2023.04.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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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賢婦 和六親 ?婦 破六親(현부 화육친 영부 파육친)해석:어진 부인은 집안을 화목하게 만들고, 간악한 부인은 집안의 화목을 깨뜨린다.잘되는 집안은 사람들의 관계가 화목하고 그렇지 않은 집안은 찬 바람이 분다. 사람이라면 화목한 분위기의 집안을 좋아하지, 찬 바람이 부는 집안의 분위기를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화목한 분위기의 집안을 만들 수 있을까?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먼저 전통 유교 집안의 방법을 소개한다.유개 중도가 말하였다. "선친께서 집안을 다스리시되 효성스럽고 또 엄격하시었다. 초하루와 보름에 자제와
오피니언
송봉구 영산대학교 성심교양대학 교수
2023.04.1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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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선우(高羨雨)"자! 저길 넘으면 물이 있다!"이곳저곳에서 감독들이 노예들을 향해 소리쳤다. 물이 있다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노예들의 걸음이 갑자기 빨라졌다. 길은 더욱 가팔라졌지만 오르는 노예들의 발걸음은 신기하리만치 빨라지고 있었다. 가라국의 말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온 이들도 신통하게 '물'이라는 단어는 알아들었다. 노예의 행렬은 갑자기 놀라 풀숲을 헤치고 달아나는 뱀처럼 꾸불꾸불 따른 속도로 산봉우리를 향해 움직였다."물!"산봉우리에 위치한 작은 터에는 산 아래 황산강(黃山江)에서 퍼온 강물을 담은 물통들이 수십 개가
오피니언
大梁山人 曉村 김규봉 작가
2023.04.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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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툰] 양산웅상회야제 회의
양산카툰
배정현 기자
2023.04.0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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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넘어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블랙홀 상황으로 치닫으면서 서울·수도권 VS 비수도권·지방의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장악하고 있는 기성세대는 물론 미래를 이끌어 갈 세대까지 인서울이 성공의 주요잣대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청소년기 학생들에게는 수도권 대학 입학여부가 성공과 실패의 잣대로 여겨지고 있다고 하니 향후 국가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지역균형발전 같은 거대담론은 차지하고 얼마나 우리사회가 수도권 선호현상이 심하다는 것은 대학입시가 축소판이라해도 과언이 아
편집국의창
김태호 기자
2023.04.0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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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 지침이 완화되자 지방의회가 기다렸다는 듯이 해외로 연수를 떠나고 있다.올해 경기도 파주시의회는 아랍에미리트와 스페인, 고양시의회 그리스, 창원시의회 싱가포르 등 많은 지방의회가 해외로 연수를 다녀왔다. 더군다나 일정의 대부분은 관광지 위주로 계획돼 있어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이러한 외유성 연수는 비단 올해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진행됐던 낡은 관습 같은 것이다.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쓸모없는 지방의회 없애라", "누가 혈세로 해외여행 가라고 했나?", "성과보고서를 제출하게 시키고 출장보고서와 비교해 낙제점을 받은 자에겐
기자수첩
김명훈 기자
2023.04.0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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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뜰 안에 빈자리가 생겼다.소나무가 섰던 자리다. 처음부터 우리가 손을 대기엔 너무 큰 소나무가 뜰 안에 있었다. 그게 봄마다 민폐를 끼쳤다. 송홧가루 때문이다. 4월 봄바람이 불면 송홧가루가 흙길을 달려가는 자동차 먼지처럼 뽀얗게 날렸다.남의 일이라면 멋있어 보였을 그 풍경이 내 일이고 보니 민폐였다. 우리 집은 물론 이웃집 창문이며 세워놓은 승용차 속을 비집고 들었다. 뜰에 널어놓은 빨래는 말할 것도 없었다. 가끔 방 청소를 해보면 안다. 물걸레 밑이 송홧가루로 노랬다.그뿐 아니다. 나무둥치 하나가 이웃 밭으로 기울어져 그
오피니언
권영상 작가
2023.04.0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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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입으로 먹는 것 먼저 입으로 들어오는 것에 독소가 많습니다. 음식을 자연적인 음식을 먹으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수질오염 토지 오염 등으로 오염된 독소를 먹게 됩니다. 옛날에는 자연적인 식품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발달하고 분업화되면서 식품도 공산품과 같이 변하고 있습니다. 식품을 가공하여 대량으로 공급하다 보니 음식은 풍부해졌지만, 인체에는 많은 독소를 먹게 됩니다. 식품첨가물 화학조미료 산화방지제 착색제 발색제 조미료 감미료 향로팽창제 강화제 유화제 등 우리 주위에는 너무나 많습니다. 가공식품을
오피니언
이성춘 삼성한의원 원장
2023.04.0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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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란 호르몬입니다. 보통 사람은 호르몬을 영양소로 잘못 알고 있는데 호르몬은 우리 몸속의 장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사요 감독이기도 합니다. 이 호르몬이 부족하면 남자가 남자구실을, 여자가 여자구실을 하기 힘들게 됩니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또 비타민을 먹어도 똥으로 나와 버립니다. 자주 화를 내고 우울해집니다.철학은 지식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혜입니다. 지혜는 야전 지휘관이기보다 야전 사령관에 가깝습니다. 중세기에는 모든 학문이 다 철학이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거의 모든 학문이 분가를 했
오피니언
박종대 양산진로교육지원센터장
2023.04.0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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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는 의학기술의 발전과 생활환경의 개선으로 평균수명이 빠른 속도로 증가되어 "인생 100세 시대'가 등장하게 되었다. 이미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2022년 기준)가 18,505 명을 초과했다.최근 UN은 새로운 연령분류의 표준을 발표했다. 평생연령을 5단계로 나누어 18세~65세는 '청년', 66세~79세는 '중년', 80세~99세는 '노년', 100세 이후를 '장수노인'으로 구분했다. 이와 같은 구분은 이미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과 세계 고령화현상을 반영한 증거이다.UN은 '세계인구고령화(World Po
오피니언
김진숙 양산시복지재단 본부장
2023.04.0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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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양산다방동패총」 2차 발굴조사 학술자문회의 및 현장공개회가 열려 다방동을 찾았다. 양산다방동패총은 삼국시대 후기에서 가야에 걸쳐 고지성 환호취락1) 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 의해 조사되어 알려진 유적지로, 1967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의해 소규모 발굴조사가 시행된 바 있으나 제대로 된 보고서가 간행되지 않아, 다시 흙을 덮어 최근까지 밭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2021년도 들어 경상남도 가야 문화재 조사연구 지원사업으로 양산패총을 1차 발굴조사 했고, 조금 떨
오피니언
신재향 시의원
2023.04.0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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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를 타고 마술사가 무대에 등장한다. 허공에 뜬 철제 상자에 미모의 여성이 들어가 눕는다. 작은 구멍 사이로 손을 움직여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철판을 철제 상자 앞으로 밀어 압축한다. 살아있다면 호떡처럼 납작해질 것이다. 가림 천을 흔들다가 살짝 드니 여인은 무대에 나타나 인사를 한다. 박수와 환호가 쏟아진다.철제 상자 안에 여인이 눕는다. 이번엔 압축이 아니라 커다란 칼로 세 토막을 낸다. 음악이 굉음처럼 쏟아지고 가림 천을 들자 여인은 관중석에서 일어나 손을 흔든다. 전광석화 같은 순간 이동 퍼포먼스다. 파워풀하고 다이내믹한
오피니언
이규섭 시인
2023.04.0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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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자도 못 쓰는 일흔다섯 영동댁아들네 가는 길은 틀린 적 한번 없다버스도 우물거리는 신도시 새 길 위도시계 볼 줄 몰라도 버스 시각 잘도 맞춰참 신통한 할머니라 추어주는 추임새에왜 몰라, 반문을 하며 창밖에 눈길 둔다해가 이만큼 올라오고 나팔꽃잎 모양새며돌감나무 그림자 길이도 재어보는그것이 당신의 시계, 한평생 거듭 읽은영동댁 눈에 드는 흐드러진 살구꽃햇장 뜰 때 되었다는 말씀인 걸 알아낸다인생은 위대한 필사, 여섯 감각 새겨 빚은
오피니언
김민성 시인
2023.04.0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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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일은 반드시 옳은 길로 돌아간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란 말이 있고, 죄를 지었으면 반드시 사죄하고, 그 죄 값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죄 짓고는 못 산다고 한다.요즘 전두환 전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전재용 아들)씨가 할아버지의 죄를 대신 반성하고 참회하는 행동으로 화재거리가 되고 있다. 노태우 전대통령의 아들은 이미 자기 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한바 있다.그러나 전두환 전대통령의 가족들은 그동안 아무도 자기 가족이 저지르는 죄에 대해 사과한바가 없었다. 그런데 미국에 체류중인 전 씨의 손자 우원씨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시론
김종열 기자
2023.04.0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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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체는 공간과 시간을 균형 있게 만날 때 가장 행복하다. 우리나라 사람들, 그중에서도 도시인의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 중 하나도 공간과 시간의 불균형 때문이다. 공간과 시간의 불균형은 공간에 앉아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없는 것을 뜻한다. 대부분 현대인은 공간에 앉아서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심지어 현대인 중에는 공간에 앉아서 일상을 보내지만, 자신이 머문 공간이 어떤 상태인지조차 느끼지 못한다. 공간을 자각하지 못하면 시간도 자각하기 어렵다. 시간을 자각하지 못한다는 것은 시간에 쫓긴다는 뜻이다.공간과 시간
오피니언
강판권 교수
2023.04.0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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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102.2%다. 100% 넘겼을 만큼 주택이 공급되었다는 뜻이니 낮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주택보급률이 높다는 것은 향후 주택가격이 하락할 수 있음 또한 의미한다. 왜냐하면 주택수에 비해 일반가구수 즉 인구 규모 줄어들면 일반가구수 역시 작아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주택보급률은 우리나라 전체 주택수를 일반가구로 나눈 백분율로 나타낸다(주택보급률= (주택수/일반가구)×100)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102.2%라는 말은 일반가구수에 비해 주택수가 2.2% 만큼 많다는 의미다
오피니언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대학원 교수/주택ㆍ도시연구소장
2023.04.0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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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益智書 云 女有四德之譽 一曰婦德 二曰婦容 三曰婦言 四曰婦工也 婦德者 不必才名絶異 婦容者 不必顔色美麗 婦言者 不必辯口利詞 婦工者 不必技巧過人也 其婦德者 淸貞廉節 守分整齊 行止有恥 動靜有法 此爲婦德也 婦容者 洗浣塵垢 衣服鮮潔 沐浴及時 一身無穢 此爲婦容也 婦言者 擇師而說 不談非禮 時然後言 人不厭其言 此爲婦言也 婦工者 專勤紡績 勿好葷酒 供具甘旨 以奉賓客 此爲婦工也(익지서 운 여유사덕지예 일왈부덕 이왈부용 삼왈부언 사왈부공야 부덕자 불필재명절이 부용자 불필안색미려 부언자 불필변구리사 부공자 불필기교과인야 기부덕자 청정염절 수분정제 행지
오피니언
송봉구 영산대학교 성심교양대학 교수
2023.04.0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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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선우(高羨雨)"아이고!"채찍이 휘감고 지나간 손등과 손목에는 금방 새빨간 피가 선명하게 배어나왔다. 다시 한 번 맛본 고통에 왜인 남자는 울음을 터트리며 뒤로 벌렁 쓰러졌다. 채찍이 무차별적으로 쓰러진 왜인 남자를 향해 날아들었다. 채찍이 왜인 남자의 몸을 때릴 때마다 몸이 격렬하게 털썩 거렸다. 덕분에 산을 오르던 기나긴 노예행렬이 잠시 멈췄다. 등짐을 지고 산을 오르던 이들 모두 걸음을 멈추고 거친 호흡을 헐떡이며 관리와 노예의 실랑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살벌한 풍경을 바라보던 사람들 표정에는 안도감이 역력했다
오피니언
大梁山人 曉村 김규봉 작가
2023.04.03 07:02